안전망을 갖춰나가는 과정에서 빈곤의 문제로 인해 성노동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을 요구해야 합니다. 적어도 사회 진보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사자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모순, 인간적 착취, 모두 타당한 비판이지만 적어도 당사자에게 선택 가능하고 현실적인 무언가를 제시해야죠. 그렇지 않은 비판은 그저 그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는 맹목적인 비난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사자들이 사라지는 것이 곧 모든 문제의 해결이라고 여기고 그것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요.

26쪽


살아남는 것도 실천이니까요.

37쪽


성매매특별법이 과연 성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그 법을 추진하고 지지한 여성들의 기반과 위치는 어떤 것일까? 보호해야 할 사람이 일부 중산층 여성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다양한 여성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는 거이 근본적인 오류예요. 여성이 ‘하나’일 수 없잖아요. 성노동 운동에서 자주 쓰이는 구호 중에 “Save us from saviours”가 있어요. ‘구원자’로부터 우리를 구해달라는 거죠.

49쪽


밀사, 연희, 지승호 <성노동자, 권리를 외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