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성화님은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요

화장 N일차 후기

- 불편함

1. 화장을 하다 보니 자꾸 약속에 늦는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모든 약속에 늦었다. 그제서야 그간 수많은 약속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2. 화장은 하거나 안하거나 0 혹은 1 둘 중에 하나 밖에 없다. 중간에 하다 마는 화장은 없다. 기초를 하면 귀신같으니까 눈이랑 입은 당연히 그려줘야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또 약속에 늦는다...
3. 화장에 의해서 행동이 제약된다. 무언가 조신해야할 것 같고 화장을 한 이미지 안에서 행동해야 할 것 같다.
4. 뭐가 계속 사고싶다. 이거 사면 저거 사고 싶고 저거 사면 이거 사고 싶다. 어쩜 이쁘고 다양한 제품들이 많은지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당.
5. 길거리의 여성들의 화장을 보면 몇 시간이 걸렸을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시혜적인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전엔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수고로움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것을 이해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6. 약속 시간은 촉박하고, 화장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불안감이 극도로 몰려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7. 강제로 집돌이가 된다. 준비해야 될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이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머리를 말리는 일은 물론이고 화장까지 하는 일은,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에너지 소비다. 그러니까 나가서 할 일을 몰아서 한다는 이야기가 다르게 들린다.

- 좋은 점

1. 이뻐진다.
2.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디자인 할 수 있다.
3.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 화장을 해보니까 어때? 라고 물었을 때 한마디로 답한다면,
"강제로 취미가 생겼다." 라고 답할 수 있다.

지난 번 파티 때 화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다들 마주한 현실은 대학에 오자 마자 누구나 화장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이고, 또 그것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상황.

몇 년이 지나서 이제 그리 힘들지 않게 화장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거 봐 하다 보면 얼마 안걸리고 원래 몇 년 하다보면 다 화장 잘 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지 말자.
부장님이 등산가자고 해서 산을 오르면서 느끼는 께림칙함.
강제로 취미생활을 해야 하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는 것을 당신도 알지 않는가?

- 아래는 눈썹을 정리해본 사진
칭구들의 가이드에 따라서 눈썹을 쪼금 정리해 보았다. 두려운데... 재미난일이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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