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 측정 앱을 켜는 것.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하고 집을 나설 준비를 한다.
맑은 날씨를 알려주는 날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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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조용한 습격
서울에 살기 시작한 지 어언 5년 차. 처음 서울 올라올 때만 해도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 ‘봄철 황사’ 정도로 봄, 가을에만 며칠 소란스러웠다. 황사로 일상이 크게 지장을 느낄만큼도 아니었다. ‘아, 오늘 밖에 오래 있지 말아야지’ 이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2년쯤 전부터 황사와 더불어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나와 친구들의 대화에 오르기 시작했다. 미세먼지는 계절을 불문하고 따라다녔다. 요즘은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8년, 비가 오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 미세먼지가 없는 날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맑은 날은 한달에 이삼일이 될까? 예전에 황사는 그냥 지나치는 이벤트 같았다면, 이번엔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마스크 없이는 밖에서 마음껏 뛰지도 못하게 됐다. 무조건 집을 나설 때마다 가방에 마스크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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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뉴스와의 캠페인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에 너무도 쉽게 노출되어있는 실외 노동자들의 실태를 캠페인으로 알렸다.
스브스 뉴스(SBS 뉴스 뉴미디어팀)에서 미세먼지에 취약한 실외 노동자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빠띠의 가브크래프트(govcraft.org)를 이용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기로 했다. 스브스 뉴스에서 기획안과 컨텐츠를 주셨고, 빠띠에서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 명단을 가브크래프트에 추가했다.
5000명의 목소리를 담기로 서명 목표 정했다.
기획이 어느 정도 잡혀 있던 터라 하고 이용을 내가 도와드리는 쪽으로 캠페인을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스브스뉴스의 최종 확인을 거치고, 서명의 소유권을 가브크래프트에서 스브스로 이전했다.
‘서명하세요’라는 요청이 있기 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콘텐츠가 있었다.
콘텐츠와 함께 미세먼지에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한 서명이 시작되었다.
4월 19일 스브스뉴스에서 카드뉴스 : 3,800명의 반응과 204개의 댓글이 있었다. 초기 목표였던 5,000명은 5일 만에 달성되었다. 목표를 달성해서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문제가 이만큼이나 심각하구나를 느꼈다. 페이스북 반응(좋아요)보다 시민들이 서명이 더 많았다는 것도 감동적이었다.
4월 30일 스브스뉴스에서 영상 콘텐츠 : 360명의 반응과 26개의 댓글이 달렸다. 2차 콘텐츠와 함께 서명을 5,000명에서 10,000명으로 늘려보아으나, 아쉽게도 6,200명의 서명을 받고 캠페인은 매듭지어졌다. 추가 목표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이 미세먼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서명과 공감을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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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비하인드
국회 내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촉구하기’로 전해보자.
빠띠와 스브스뉴스가 처음부터 캠페인 기획을 하지는 않았지만, 스브스 기획자와 내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았어서인지 애착이 가는 캠페인이었다. 캠페인 처음 시작된 날 갑자기 빠띠 서버가 마비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있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요즘은 하늘이 맑기만 해도 감사하다. 사진은 헤이그라운드에서 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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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실재적인 정책에 대한 제안에 더 깊이있게 접근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캠페인이 성공해도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어떤 캠페인을 누구와 어떻게 함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가 질문으로 남았습니다. 투덜거림을 넘어서 근본적인 대책 해결까지 나아가고 싶어요.
저와 같은 고민이 있으신 분은 빠띠 ‘미세먼지’ 커뮤니티(https://parti.xyz/p/misemise)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여러 행동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http://cafe.naver.com/dustout) 커뮤니티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