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라크라시> 2부 요약과 정리

“그래서, 홀라크라시는 어떻게 운영되는거야?”

1부에서는 홀라크라시의 개념과 기본 구조를 보았다면, 이제 홀라크라시의 운영 모습을 볼 차례입니다. 홀라크라시의 핵심 프로세스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거버넌스, 또 하나는 오퍼레이션 프로세스죠. 거버넌스 프로세스는 정기적으로 거버넌스 회의를 개최하면서 이루어집니다.

거버넌스 프로세스

거버넌스는 홀라크라시의 근본 요소다. 거버넌스는 조직의 권력이 놓이는 자리다. 모든 권한과 기대가 거버넌스에서 흘러나온다. (…) 거버넌스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논의하는 통합 프로세스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이런 프로세스가 가능하려면 매우 구체적인 포맷이 필요하다. 서클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보 거버넌스 회의가 열리며, 여기에서 서클의 운영 구조를 개선한다.(<홀라크라시> 중)

홀라크라시가 전면에 내세우는 ‘스스로 진화하는 조직’이란,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할 수 없는 엄격한 회의 체계와 프로세스로부터 이루어집니다. 거버넌스 회의는 홀라크라시 헌장에 따라 서클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해** 정해진 회의의 프로세스를 지켜** 논의합니다.

일단 회의에는 진행자서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주제를 논의합니다.

  • 서클 내에서 역할을 만들기, 개정하기, 없애기

  • 서클의 영역을 관리하는 방침 만들기, 개정하기, 없애기

  • 진행자, 서기, 대표 링크 등 선출직 역할을 담당할 서클 구성원 선출하

  • 하위 서클 만들기, 개정하기, 해산하기

거버넌스 회의의 방식은 매우 독특합니다. 회의에서 다룰 안건은 미리 상정하지 않고 회의에 정해진 제안 시간에만 제안을 받는 것도 그렇구요. 가장 특이한 건 대부분의 단계에서 토론은 금지된다는 것입니다. 민주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거버넌스 회의 프로세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토론의 여러 단계를 세분화하여 각자의 프로세스로 할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일반적인 토론 과정에서 사람들은 제안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도 있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으며 제안에 대해 찬성을 표하거나 반론에 힘을 더 할 수 있죠. 거버넌스 회의 프로세스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세분화합니다. 제안에 대해 질문을 하는 단계 / 소견을 제기하는 단계 / 반론하는 단계 / 의견을 통합하는 단계가 모두 분리되어 진행됩니다.

홀라크라시의 회의는 명확한 규칙과 역할에 의거해 진행됩니다.
홀라크라시의 회의는 명확한 규칙과 역할에 의거해 진행됩니다.

오퍼레이션 프로세스

홀라크라시에서 거버넌스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오퍼레이션의 범위에 포함된다. 오퍼레이션은 거버넌스에서 정의한 구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홀라크라시> 중)

홀라크라시에서 오퍼레이션 영역은 많은 부분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거버넌스 회의처럼 실제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지침보다는, 모든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람들이 숙지해야 할 원칙들이 있죠. 그리고 이 원칙들은 지루하고 복잡한 문서의 규정이 아니라, 실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수행해야할지 아이디어를 주는 좋은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합니다.

오퍼레이션을 위해서는 실제 역할을 수행하며 담당하는 의무와 책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 일단 다음 용어를 먼저 숙지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프로젝트’라는 말을 듣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떠올리는지 그 그림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입니다. 홀라크라시에서는 프로젝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프로젝트는 *하나 이상의 행동 단계가 필요한 최종 결과** 이다.*

다음-행동

다음-행동이란 ‘지금의 현실을 완료 상태로 만들기 위해 해야 하는 물리적/가시적인 다음의 활동’이라고 설명합니다. 정말 구체적이죠? 실제 역할의 업무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개인은 다음-행동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뒤 공유해야 합니다.

이 단어들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하여, 홀라크라시에서 역할을 배정 받은 사람에게는 자신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책임도 함께 할당 됩니다. 이러한 책임들도 ‘취할 수 있는 다음-행동들을 규칙적으로 찾아내기’ 처럼, 세분화되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과 의무에 따라, 구성원들은 일을 ‘그냥 하면’ 됩니다. 역할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자신의 역할 안에 있는 모든 업무는 누군가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가서 이야기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상사는 없고, 승인도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주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전술 회의(Tractical Meeting) 에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전술 회의는 “팀원들이 한 주동안 있었던 일들을 서로 공유하고 업무 진척을 가로 막는 이슈들을 선별해서 처리하는 프로세스”입니다.

거버넌스와 유사하게 전술 회의에도 회의의 단계와 진행 수칙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업무 현황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검토하고, 당일에 의제를 받아 할당된 시간 안에 논의를 진전시키는 빠르고 짧은 회의입니다.

“속도를 내려면 속도를 줄여라”

홀라크라시 2부에서는 이 문장이 핵심 워딩으로 등장합니다. 속도를 내려면 속도를 줄여라, 듣기에는 아리송하지만 결과를 이해하면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은 일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페이퍼 작업처럼 여겨지는데요. 홀라크라시에서는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오히려 업무를 하면서 낭비되는 시간을 줄입니다.

그래서 홀라크라시가 제안하는 프로세드들은 ‘속도를 내기 위한 속도 줄이기’ 입니다. 당장은 조직 체계를 논의하는 일들이 시간 낭비 같겠지만, 이를 통해 업무의 속도 자체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고 하네요.

다음 포스팅은 <홀라크라시> 3부를 다룹니다. 그리고 홀라크라시 연재가 끝나면, 홀라크라시와 관련한 다른 칼럼들도 소개할 예정이니 관심있게 지켜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