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은 서울 제안가들과,
2018년 11월 1일 (목) 오후 2시-4시, 문화카페 길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우리가 아이를 더 낳지 않는 이유, 부모들의 수다 정책이 되다”
흘러가기만 했던 부모들의 수다가, 한탄이, 걱정이, 생각들이 더이상 흘러가지 않도록. 변화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짧은 문장에 담았습니다.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을 준비하기까지
치열했던 한달이었습니다. ‘치열하다'라는 단어를 씀에 있어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많은 애정과, 시간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서울 제안가들>은 당사자의 이야기를 보다 가까이 들어보고자 기획된 민주주의 서울 오프라인 워크샵입니다. 두번째 <서울 제안가들>에서는 집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한자리에 모아보고 싶어 ‘독박육아 편'으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100명의 사람을 모으려면 100개의 상황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기획과정에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모으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보조 양육자와 직장 여부, 심지어는 아이 연령대에 따라서도 부모의 생활시간과 반경이 달라지는 등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 100명의 사람을 모으려면 100개의 상황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전업주부, 직장맘 등 여러개의 상황을 묶어낼 수 있는 공통적인 키워드들이 있었지만 키워드 내에 묶이지 않아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기에 ‘독박육아’에서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육아’로 주제를 넓혔습니다.
우리가 놓치는 목소리가 없도록
민주주의 서울 워크숍 <서울 제안가들>은 서울시와 빠띠 뿐만 아니라 함께 행사를 만들어가는 협력가 분들이 있습니다. 협력가는 사전모임을 통해 워크숍에서 다룰 세부 주제와 이야기 흐름을 정하고 워크숍 당일에는 퍼실리테이터로 각 테이블을 이끌어갑니다.
이번 워크숍은 보다 제안가의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실제로 육아를 하고 계시면서 고민을 갖고 계신 6명의 협력가 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사전모임에서 협력가 분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2시간으로 예정되었던 회의는 3시간을 훌쩍 넘겨 끝을 맺었습니다.
경력단절, 육아스트레스, 공간, 학령기 부모, 다둥이 제도, 육아네트워크
이렇게 선정된 세부 주제들은 워크숍 당일 테이블 신청판으로 옮겨졌습니다.
워크숍에 참가한 제안가들은 접수를 마치고 많은 육아 문제들 중 이야기를 나눌 주제를 골라 신청판에 이름을 적습니다.
협력가 분들과 함께 주제를 선정한 덕분에 실제로 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이 워크숍에서 이야기 될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제안가님!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그리고 경험하고 있는 육아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서울 제안가들이 문화카페 길로 모였습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신청하고 온 제안가들도 많았지만 잠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섰다 길가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찾아주신 제안가도 있었습니다.
찾아오는 길이 어려우실까 꽤나 먼거리까지 포스터를 붙이러 다녔는데, 의도하진 않았지만 워크숍에 더 많은 제안가 분들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여러 경로를 통해 모인 제안가들에게 민주주의 서울을 소개하면서 워크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간단히 제안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이어서 미니토크가 이어졌습니다.
육아에 고민을 가진 제안가가 미니토크를 통해 육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육아 고민을 웹툰이라는 매체로 풀어낸 김환타 작가님과 엄마 페미니즘 모임을 운영중이신 이성경 대표님을 어렵지만 모셔보았습니다.
김환타 작가님과 이성경 대표님의 미니토크 모두 한문장, 한문장이 소중했지만,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을 적어봅니다.
“‘이기심이 아닌 불안함이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에요. 많은 분들이 여성들이 많이 배워서, 고생하기 싫어서 아기를 안낳는다고 하는데 지금 여성들은 커다란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요. 이 감정을 이기심이라고 여길게 아니라 불안함이라고 정확히 분석을 하고 대응을 해야한다는거죠.
…
‘아이는 엄마 혼자 키우는게 아니다’라는 확신이 필요해요. 엄마와 아빠 모두 함께 육아를 하고 부족한 것은 사회가 채워줄 수 있다는 확신이요.”
*미니토크 2: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 이성경 *(영상)
“엄마가 되면서 나의 언어를 상실했어요. 나는 이름조차 사라지고 남편, 아이, 상황 등을 대변하는 말들만 남는거죠.
…
나에게 해방감을 준 것이 페미니즘인데, 그 안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배제되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의 언어를 만들고자 엄마페미니즘 모임을 만들었어요.”
여기서 흘러가는 수다는 없어요
지난 워크숍 <서울 제안가들: 플라스틱 편>은 두 번의 짧은 대화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대화 시간이 짧아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플라스틱 제안가분들과 민주주의 서울 멤버 모두에게 남아 이번 워크숍은 대화를 한 번으로 줄이고 시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45분이라는 긴 시간이 남을까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다만 그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가 버리지 않도록 민서와 빠띠 멤버들이 함께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온 이야기들이 제안으로 정리되어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대화를 마무리한 후에는 제안가들 모두 대화에서 나왔던 제안들을 **‘서울의 공론장’ 민주주의 서울**에 올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해당 부서의 답변을 받기 위해선 50명의 공감이 필요하기에, 테이블 별로 밀어주는 제안을 하나씩 골라 제안을 설명하고, 워크숍에 모인 제안가들이 함께 제안을 밀어주었습니다.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을 통해 **민주주의 서울**에 모인 제안들
엄마와 아이를 위한 시간제보육통합센터를 만들어주세요
: http://bit.ly/2RAqLdt
다둥이가족의 이동권을 보장해주세요
: http://bit.ly/2AN9Aju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공동주방을 만들어주세요
: http://bit.ly/2PfVLmE
민방위 교육에 남편 교육을 넣어주세요!
: http://bit.ly/2F71eHz
임신육아 전문 컨설턴트가 필요해요!
: http://bit.ly/2F3BJXv
마을공동체도 봉사단체로 등록되었으면 좋겠어요
: http://bit.ly/2PcTkB2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을 정리하며
전주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김도영 감독 [자유연기] 중
사실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을 특히 애정을 갖고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김도영 감독의 [자유연기]라는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저를 포함한 관객들에게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여성에게 집중되는 육아 부담의 문제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영화 [자유연기]가 육아부담 문제에 대한 문제를 사회에 고발했던 것 처럼, 워크숍도 시민들과 사회에 작더라도 영향을 주는 바람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이런 워크숍이 이곳저곳에서 자주 생겨나면 우리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조금씩 변화하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 참가 소감 중
어떤가요? 저는 이 소감을 통해 우리의 치열했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민주주의 서울 워크숍이 시민들에게 사회를 직접 바꾸어나갈 수 있다는 작은 믿음을 심어주는 자리가 될 수 있어 저는 정말로 기쁩니다.
이대로 끝인가요?
제안가들이 자유롭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워크숍 당일 아이 돌봄서비스도 운영하였습니다. 또, 보육 기관이 운영되는 시간이라면 제안가가 편하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협력가분들의 조언을 반영하여 워크숍 시간을 2시부터 4시로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워크숍에서는 직장을 다니면서 육아를 하고 있는 제안가 분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어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직장맘/대디는 각종 육아관련 행사에서 배제되고 있어 아쉽다는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아쉬움, 그리고 그들의 아쉬움이 만나 12월 6일, 직장맘/대디를 대상으로** 세번째 민주주의 서울 워크숍 <서울 제안가들: 육아 편 2>**가 열립니다.
이 자리를 통해 그동안 듣지 못했던 목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 돌아오겠습니다. 워킹맘/대디들의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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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선 sun
사진. 최소망, 선
편집. GJ찐쩐(錦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