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리산 포럼’ 후기 1
2015년~2018년 4년간 진행되어온 지리산 포럼입니다. 올해 주제인 ‘작은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에 빠띠가 초대되어 달리와 저 쩨리가 3박 4일간 지리산에 머물다 왔습니다.
우리 세션에서 발표 했던 내용을 말할까?
아니면 지리산 포럼을 지내며 느꼈던 이야기를 할까?
고민 끝에 지리산 포럼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꺼내보고자 합니다.
빠띠는 지리산 포럼이 처음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어떤 준비를 하면 되느냐고 여쭤봤는데요,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포럼이니 맘 편~히 오라고 말해주셨습니다(feat. 산내면에 사시는 조아신님).
결론은 쉬지 못했습니다.
매일 매일 식사시간 혹은 짧은 티타임 시간에도 빠띠씨는 토론을 하게됩니다.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공동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슨 이야길 할 것인가?”(aka. 추석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무엇인가?)
푹 쉴 수 있다면서요. 왜 거짓말 하셨어요 왜!
SCENE 1. 시민은 있지만 시민은 없다.
“우리가 말하는 수 많은 시민들은 다 어디에 있나요?”
-어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의 질문 중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시민사회단체였다. 20년이 훌쩍넘은 활동가 한 분이 언제부턴가 시민사회단체에 시민들이(혹은 청년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던지셨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분들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제안을 해주셨는데, “여러 시민사회단체끼리 엮지 마세요. 수 많은 연대가 있어도 결국 일은 한 단체에서만 하게 된다니까요.”, “우리 단체는 계속 고령화 되고 있어요. 청년들이 들어오지를 않아요.”
이 장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시민사회’일까 ‘시민’일까?
![시민씨냐 단체씨냐 그것이 문제로다. (출처: 아프리카tv)*(/static-assets/images/빠띠씨-저-지리산-다녀오겠습니다/0u96BkJYjtGYACN5K.png)
주인공이 시민이라면 시민의 욕구는 어디서 시작되고, 어떻게 만나, 어떻게 표출하고 헤어지는지 추적해 보는 자리여야 하지 않을까?
(빠띠는 사실 이렇게 시민씨와 만나고 활동하고 있다)
예를들어 설명해보자 . 한 시민씨는 먹거리를 고민하다 → 우리나라 gmo 문제점을 확인하게 되고→ gmo완전표시제 관심 시민들을 모아 →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고(캠페인,포럼) → 법/제도를 바꿉니다 → 문제를 해결한 시민들은 흩어집니다
- 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 http://up.parti.do/debates
하지만 주인공이 ‘시민사회’라면 전혀 다른 얘기로 전개될 터,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시민들을 만나왔으며, 어떤 성과가 있었으며, 어떤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하는 과거의 이야기 말이다.
마치 오래전 헤어진 시민씨를 그리워하는 단체씨로 느껴졌다.
(어떤 분은 ‘멈춰진 시민사회 단체’라고 얘기해주셨는데, 너무 철학적인 메시지라 조금더 곱씹어야 했다. feat. 추억속에 그대)
SCENE 2. 앙꼬 없는 찐빵은 찐빵이라 불리울 수 있을까?
호호 불어 반을 딱 쪼개면 분명히 그 안에는 팥앙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 찐빵 *(출처: 한국문화원)*
“당사자의 의견을 묻지 않고 기획한 사업인데, ‘시민들이 왜 모이지 않을까?’ 라고 묻는 그 지점에 모순이 있는 것 같아요.”
- 중간지원조직 활동가의 질문에 쩨리가 답했다
셋째날, 빠띠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어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지(더 나은 민주주의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것), 나는 어떻게 빠띠 활동가로 참여하게 되었는지(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오게 했는가? 활동동기 쯤으로 해두겠다), 빠띠는 그동안 어떻게 시민들과 관계맺고 활동해 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전해드렸고, 질문 혹은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라고 했다.
카페를 가득메워 앉아주셨다. 적지않게 당황했지만, 애써 태연한척을 해보았다.
“빠띠가 뭐하는 곳인지 설명들으니까 대충 이해를 하긴 했는데요, 저희 단체는요…(중간생략) 그럼 이 상황에서는 왜 시민이 등장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그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나요? 시민들과 네트워크 하는 기술이라던지, 동원 방법이라던지.. 전수 해주세요.”
수 많은 시민들의 행방을 찾는 시민사회에게 질문 하고싶다.
시민들이 최근 참여하는 그 ‘무엇(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왔는지,그 맥락 속에서 시민사회의 시민참여 방향을 맞추고 있는지 말이다.
‘돌아와요 시민씨’
시민은 있지만 시민은 없고, 팥없는 찐빵을 찐빵이라 부르지 못하는 모순을 풀 수있는 실마리.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과 만나고 싶은 시민들의 참여들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혹은 나도 참여해보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아! 참고로 빠띠는 그 모순들을 나열하고 풀어가는 것부터가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하하하)
이렇게 고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겠고 알고싶은 조각들
단체의 위상을 변화하지 않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까?
단체의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민주주의의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