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오키나와를 다녀와서 간만에 친구를 만났어요. 2년 전인가, 아마 여름 정릉이었을 거에요. 그때 전 역대 대통령 이름도 겨우 외던 사람이라. 그 친구에게 “그간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했었는데 ‘자각’ 한 것 같다”는 평을 들었어요. 맞긴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말로 대답을 했어요.
오키나와 바다를 보며 함께 간 빠띠 팀원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정치는 무엇”이라는 대화를 했었다죠
무심한 당신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정치의 영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정치라 ‘자각’한 것 아닐까. 게다가 정당 정치는 너무 어렵잖아. 생각해보면 내가 아니라 어렵게 만들어 놓은 사람이 무심한 것 같아.”
무심하지 않은 당신
운이 좋게도 제 주변엔 누가 정치라고 보아주지도, 스스로 말하지도 않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감사해요!)
대학 때 경험한 윤리적 소비 캠페인, 채식, 그 곳에서 만난 사회적 기업가들, 공정무역 활동가들, 첫 직장에서 꿈은 직업이 아닌 가치라고 함께 말하던 청소년-청년들과의 캠페인, 대학을 거부한 친구들이 겪은 대학생이 아닌 성인의 삶, 프리랜서로 느낀 디자인 종사자로서의 노동, 여자로 살아오면서 겪는 여성 이슈와 페미니즘, IT종사자인 동료들이 일터를 자유롭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 뉴스 링크에 짧게라도 의견을 더하며 공유하는 온라인 친구들, … , 또 빠띠로 만난 사람들.
이것도 정치라고
전 제 주위의 이 ‘보통의 사람들’이 하던 ‘보통의 삶’이 스스로에게 – 또 사회에게도 정치라고 인정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들어요. 제가 응원하는 이 사람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꼭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가 정치가 되지 않으면… 대체 무엇이 정치가 되어야 할까요?
같은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모임 (parti)
그리고 가치를 나누는 (Parti) 빠띠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이미 있던 정당이라는 테이블에 테이블보를 깨끗한 것으로 바꾸는 일도 있겠지만 … 그보단 ‘테이블과 의자를 더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제 자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구요. 우리 주위의 보통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넉넉히요.
빠띠를 열어볼까요?
오키나와 이야기를 하나 주섬 꺼내보자면, 마지막으로 머문 오바씨의 집에선 아침을 매일 정성스럽게 차려줬어요. 아침마다 분주한 소리에 마음이 불편해 언제 나가야 차리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방문 앞에 멍뚱히 서있다가, 겨우 나가선 미안해서 열심히만 먹었더니 맛도 모르겠고, 체할 것 같고. 그 맛있는 음식들을 두고서요.
문 밖에 나가지 못하고 서성이던 아련한 의자
마지막 날이 되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은 미안해 말고 열심히 말고, 천천히 씹어 맛있게 먹자. 누구의 정성 고맙게 맛있게 먹는 것도 해보자.’ 라고. 그리고선 오바씨가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오키나와에서는 “욘나- 욘나- 라는 말이 있어요. 뭐든 맘 편히 – 천천히 – 하라는 말이에요. 욘나 – 욘나 – 하세요. ”
테이블을 만들고 싶어도 좋고, 의자에 앉아 구경하고 싶어도 좋아요. 언제든 말해주세요. 이야기를 준비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만든 사람에겐 손님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으니까요. 그럼, 뭐부터 해야할지 서성이지 말고 “욘나- 욘나-.”
수다로 정치하자, 빠띠에서 파티하자!
그래서 이번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와 테이블을 만들었어요. 그러니 욘나- 욘나- 하게 와서 같이 이야기 해봐요.
빠띠와 테이블을 같이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고 있다 / 장소는 뉴마트, 언메이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