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질 때는 동료와 함께 책 한권을
빠띠에 처음 오자 마자 받은 것은 책 선물이었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독서모임을 위해서였다. 바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이본 취나드” 였다. 유명한 산악장비 기업인 파타고니아를 세운 이본 취나드의 자서전이다.
빠띠는 모든 직원이 리모트로 일한다. 즉, 정해진 사무실이 없다는 뜻. 회의는 필요할 때마다 슬랙콜이나 구글 행아웃으로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 정말 소중하다. 오프라인에서 일할 때는 동료의 얼굴만 슥 보아도 ‘오늘 일진이 안 좋나 보구나. 동료의 감정상태를 고려해서 일해야지’ 라고 쉽게 알 수 있다면 리모트 업무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빠띠에서는 의도적으로 수다를 떠는 세션을 만들고 매주 회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다 보면 더 사람다운 이야기를 하고싶어지기 마련이다. (아..안그런 분도 계시나?) 그래서 특정한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북클럽이 탄생했다. 주기는 자연스레 한 달에 한 권으로 정해졌다.
책 고르기
우선 참가하는 팀원들이 북클럽에서 각자 자신이 읽고픈 책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견이 없을 때까지 수다를 떤 다음에 한 권을 고른다.
책을 선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누가 ‘이거 읽어보죠!!’ 강력하게 드라이브하지 않는 이상에는
일시 정하기
언제 모일지 정하는 일은 항상 어렵다. 리모트로는 보통 조금 먼 거리의 평일 밤에 모인다. 북클럽을 핑계삼아 오프라인에서 모이기도 하고 정 안되면 평일 아침에 수다를 떨고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모여서 수다 떨기
드디어 북클럽 날이다.
빠띠의 2018년 북 리스트
이본 취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데이비드 프레인 <일하지 않을 권리>
제이슨 프리드 <리모트, 사무실 따윈 필요없어>
이광석 <데이터 사회 비판>
대니얼 네틀 <성격의 탄생>
북클럽을 하면서** 나는 내가 속한 팀이 보다 안전한 곳이라고 느꼈다. 생각이나 감상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평소에 일과 관련된 수다만 떨다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일과는 조금 다른 주제로 수다를 떠는 일은 **팀원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리모트로 일하고 활동하는 조직에 정말 추천하는 방법이다. 밤에 행아웃으로 모여앉아 책 이야기를 하는 일은 의외로 힐링이 된다. (북클럽에 한 번 갑작스레 빠진 적이 있어 급 죄송한 기억ㅋㅋ)
조직 내 소통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독서모임을 꾸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료의 박학다식한 모습, 몰랐던 따뜻한 마음씨, 동료들과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발산하는 아이디어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내 생각이나 감정을 존중할 수 있는 그라운드룰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모임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유니온 북클럽이 계속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