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지은이도 확실하지 않은 이 시는 나치에 저항하지 않고 침묵한 독일 지식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다룰 때 자주 인용되곤 하죠.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면 결국 정치에 참여하지 않게 됩니다. 시민의 필요와 이해를 대표해야 하는 사람들이 정치에 불참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기 시작하고 책임질 필요도 없어지게 되죠.

그렇다면 모든 시민이 활발하게 참가하는 정치를 추구해야 할까요? 너무나 아름답고 이상적이긴 합니다만 살다 보면 정치란 것에 관심 가지기 쉽지 않습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전문화가 진행됨에 따라 어느 한 문제를 깊이 있게 파악하는 일은 점점 곤란해져 가죠. 또한 대중매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수많은 주장과 강력한 여론에 휩쓸리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정치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을까요?

유사 이래로 정치를 하기 위해 대의제니 정당제니 참 많은 발명이 있었습니다. 이미 어떻게든 “도구”를 마련해서 정치란 것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 합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관심이 있고 필요한 문제를 알아보며 논의할 수 있는 더 나은 정치 도구는 없을까요? 현재 도구가 최선일까요?

빠띠에서 만들려는 플랫폼을 정치의 새로운 도구이라고 정의해 봅니다. 정치 플랫폼이라고 하면 대의제 같은 현재 정치 도구를 그냥 온라인에 옮겨 오거나 하는 것으로 여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라는 것은 복제품만이 아니라 좀 더 새로운 도구입니다. 기존 도구에 대한 대체품만이 아니라 보조품이라도 좋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도구가 원래 정치의 목적을 좀 더 이롭게만 할 수 있다면요.

앞으로 빠띠의 행보에 많은 응원과 관심, 그리고 참여 바랍니다.

감정을 느끼면서도 행동하지 않으면 영혼이 파괴된다. — 에드워드 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