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2020 서울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시민참여 액션플랜 수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시민의 제안을 모으는 '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 - 세모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11월 25일(수)에는 세모워크숍 환경 편이 열렀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기업의 사례를 듣고, 시민의 제안을 모아보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생생한 현장의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11월 25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대안을 제안하는 공론장이 열렸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사례를 듣고, 시민이 직접 일상 속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보는 자리였다. 행사는 온라인 화상회의 Zoom을 통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됐다. 참가자는 사회자와 발표자를 포함해 40여 명이었다.

행사는 1부 패널발표와 2부 소모임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선 참가자가 다양한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의 활동이 소개됐다. 발표자는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와 송성희 십년후연구소 대표 겸 쿨루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었다.

곽재원 “일회용기 문제, 정부가 시스템체인저 돼야”

곽재원 대표는 트래쉬버스터즈가 설립된 배경과 활동을 소개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축제 등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다회용기를 대여한 뒤 이를 수거·세척해서 다시 사용한다.

곽 대표는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축제 기획자로 일하다 일회용쓰레기가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문제의식으로 다회용기를 대여하는 트래쉬버스터즈를 설립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축제, 야구장, 장례식장, 카페 ,영화관 등지에서 연간 1952만 톤의 일회용 쓰레기가 생기는데,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보통 한 번 행사를 진행하면 100L 쓰레기봉투가 300여 개 이상 배출되지만, 실제 트래쉬버스터즈가 참여해 다회용기를 대여했던 한 행사에서는 100L 쓰레기봉투가 5개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곽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자 이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다회용기와 일회용품의 시중 판매가가 엇비슷한 만큼 다회용기를 사용할 때 드는 세척비와 운송비를 낮추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시민에게 아껴 쓰라고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시스템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송성희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송성희 십년후연구소 대표 겸 지구를식히는쿨루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기후위기, 서로 함께, 지금 당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송 대표는 먼저 기후위기가 불러오는 환경·정치적 재난을 언급했다. 지구온난화가 사막화·물부족·식량난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내전을 유발하는 등 사회·정치적 재난도 일으킬 수 있다며, 그 피해가 가난한 사람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더 심각한 만큼 “기후변화는 불공평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구를식히는쿨루프 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 내용도 소개했다. 지구를식히는쿨루프는 옥상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활동을 하며 2014년에 시작했다. 송 대표는 “서울의 모든 건물에 쿨루프를 적용하면 서울 대기 온도가 2°C 낮아지고 온·열대지방의 모든 건물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면 221억톤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가 있다”며 “우리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쉽고 빠른 기후위기 대응 방법”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생활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이 썼다는 “실천하지 않는 앎은 진짜 앎이 아니다. 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하라”라는 운동 피켓을 소개하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혼자 말고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소비자가 행동하면 생산자는 대안을 찾을 것”

2부는 참가자 전원의 토의로 진행됐다. 4개조로 나누어 △우리의 일상에서 겪는 환경 문제 △일상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 △각각의 시민제안 등에 관해 자유롭게 토의했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문제시한 건 일회용품이었다. 참가자 A씨는 “배달음식을 많이 먹는데 플라스틱 용기가 많이 나오고 쓰레기가 되면 죄책감으로 남는다”며 “되도록 배달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 B씨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 알맹이보다 쓰레기가 많다”라며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는 구조가 바뀌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참가자 C씨는 “배변패드처럼 반려동물을 키울 때 사용되는 제품도 일회용품이 많아 자연분해되는 제품을 쓰고 있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라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반려동물 물품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리필스테이션과 리필숍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샴푸, 바디워시, 세제 같은 제품을 사용한 뒤 용기를 가져가면 내용물을 채워주는 곳이다. 참가자 D씨는 “공공기관이 직접 나서 공공장소에 리필스테이션을 많이 설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참가자 E씨는 “소상공인과 연계해 리필숍이 편의점처럼 많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참가자 F씨는 샴푸를 직접 만들어 쓴다며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생산자들은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모두는 소모임이 끝난 후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글로 적어 제출했다. 참가자 G씨는 “분리수거를 체계화해서 실천하는 시민에게 포인트를 주세요”라고 제안했고, 참가자 H씨는 “젖병, 물통, 식기 등의 육아용품은 깨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환경에 좋지 않다”라며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프리 육아 용품이 개발되면 많은 가정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빠띠 믹스 사회적경제 시민참여액션플랜 그룹'에 업로드 되었다. 12월말에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시민협력플랫폼이 정식 런칭되면 옮겨지고,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제안들을 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행사를 주최한 빠띠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시민들은 세계가 심각한 환경위기 속에 있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걸 알게 됐다”라며 “일상 속에서 경험했던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공론장 행사가 “기후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사회의 대전환에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함께 하는 ‘2020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시민참여 액션플랜 수립' 사업중 시민들의 제안을 모으는 공론장인 ‘세상을 바꾸는 모든 제안-세모워크숍’의 첫 번째 자리였다. 빠띠는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을 주제로 시민참여 공론장을 열어 주제에 관한 제안들을 받고 있다. 12월 3일 오후 7시에는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법’을 주제로 온라인 공론장을 개최한다.

글 | 추재훈(외부 기고) chujh4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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