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스프린트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저녁, 북촌의 오래된 주택에서 가을 스프린트의 마지막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지역 코로나 방역 2단계에 따라 10명 이내의 인원이 자리했고, 다른 분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툴인 줌을 통해 만났습니다.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는 프로젝트의 마지막 결과만을 조명하지는 않습니다. 그 결과를 만드는 동안의 다양한 시행착오와 고민의 시간, 여러 협력자의 도움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 걸음 또한 소중하게 했습니다.이 과정을 다른 이들에게 잘 전달하고 나누는 것이 또 다른 실험과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각 팀의 가을을 뜨겁게 채웠던 프로젝트의 결과와 소감을 함께 나누며, 각자 자신만의 공익데이터 실험을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스프린트 여정의 마무리 👣👣

9월 - 11월 가을동안 공익데이터활동가 여러분과 함께해서 가능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데이터 활동의 전 과정을 진하게 함께 했던 프로젝트들의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한땀 한땀 현장조사로 만들어낸 데이터가 세상을 바꿀때까지_그린북 프로젝트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데이터_WAF 프로젝트

쓰레기를 따라 걷는 여행, 그 막다른 종착역_내가 버린 쓰레기 어디로 갈까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_크롤 앤 스티치 프로젝트


한땀 한땀 현장조사로 만들어낸 데이터가 세상을 바꿀때까지

스몰빅 팀의 ‘장애 아동의 차별 없는 놀 권리 증진을 위한 무장애 어린이친화 놀이터 지도 그린북Green Book’ 프로젝트가 비로소 막을 내렸습니다. 강서구 전체의 공원 및 놀이터들을 조사하고 지표화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하나하나 시간과 노력을 들이붓는 일이었습니다. 한두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 모인 팀이었고, 지역사회와의 협업의 경험이 있는 활동가들이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모아온 데이터들의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가 흡족하지 않았고요. 놀이터들마다 장애 친화적인 수준을 측정해서 그 정보를 제공하려던 애초의 목적이, 모든 놀이터들이 장애 친화적이지 않다는 결과 앞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방향성

그럼에도 각 시설들에 매긴 점수를 바탕으로 시설들을 1~3등급으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이를 구글 마이맵이 제공하는 툴로 시각화하려 했었으나, 이후 빠띠의 자문을 통해 태블로 툴로 지도 기반 시각화를 시도하여 강서구 장애아동친화 놀이터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강서구에도 해당 데이터들을 제공하여 구청 부동산정보과에서 강서구 테마지도에도 데이터들을 업로드하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들의 효용성이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시설들을 1~3등급으로 분류했지만 1등급이라고 해서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라 아주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슈레이징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지역의 장애인부모연대와 함께 강서구에 공공제안서를 제출하고, 무장애 어린이공원 조성을 위한 간담회를 구의원 및 구청, 지역의 시민사회, 그리고 전문가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구청의 담당 주무관과 구의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현재 강서구는 강서구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한 통합놀이터 추진을 위해 민관 TF팀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놀이시설들의 다양한 환경적 개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간담회 사진

스몰빅 팀의 프로젝트는 여기서 끝나지만 프로젝트의 성과와 문제의식의 실현은 이제 비로소 시작된 것처럼 보입니다. 장애인부모연대의 강서지회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민관 TF팀에 참여하고, 지자체 조례 개정 등의 활동들을 이어서 펼쳐나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장애아동들이 놀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던 소기의 목적으로부터는 조금 벗어났지만, 그러나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회운동에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스몰빅 팀이 직접 뛰어다니며 만들어낸 데이터는 충분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강서구라는 자치구를 바탕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전국적인 이슈와 만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1일 국회에서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일부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기존의 법안이 장애아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비판하며 통합놀이터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치구 단위에서 아래로부터의 시민들의 자발적 활동과 법제도 개선이 맞물려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 기대됩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많은 아동들, 시민들이 공원이라는 공공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더 많이 체감하는 지금, 장애아동들의 공공공간을 이용할 권리는 더 보편적인 차원의 시민의 권리에 대한 질문으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 스몰빅 팀의 프로젝트는 여기 링크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데이터, We are full when we are full

click 👉 http://geunhee-mit.github.io/WAF/

WAF(We are full when we are full)은 프로젝트 내용을 담은 웹사이트를 릴리즈하며 최종 장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WAF 주요 결과의 시각화 자료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 활용하고 있는 데이터 종류와 출처, 획득 방법 등도 담겨 있습니다.

그럼 먼저 WAF 웹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We are full when we are full

1. 인구 데이터: 저소득 어르신 인구와 무료 식사 지원

여기서는 저소득 어르신 인구수와 비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에서 2020년 어르신 인구는 늘어났으나, 무료 급식 사업 참여 인구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저소득 어르신 인구가 큰 규모로 증가하면서 자치구별로 관리의 어려움이 있거나, 새롭게 분류된 어르신들이 코로나로 인해 무료급식 등록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예산 데이터: 저소득 어르신 무료 식사 예산

여기서는 무료식사 지원 예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과 2020년의 차이가 자치구별로 크게 나타나는데, (서울시에 따르면) 이는 데이터 기준 시점이 두 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추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3. 시설 데이터: 저소득 어르신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곳

여기서는 서울시 내 자치구별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시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치구 당 평균 시설 수는 2019년과 2020년 동일합니다. 지도에서 시설 위치와 경로 식당 운영 여부를 알 수 있어요. 마커 위에 커서를 대면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4. 저소득 어르신 식량 안정 인덱스

WAF를 소개하는 두 번째 글에서 식량 안정 인덱스를 고민하는 중이라는 말씀드렸는데요, 위의 세 가지 데이터를 종합해서 각 자치구의 식량 안정을 가늠해보는 인덱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데이터셋을 잘 정리하는 것을 주요 결과물로 생각했는데,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프로젝트의 메시지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인덱스는 인구, 예산, 시설별로 식량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과 이것을 결합한 데이터를 나타냈고, 25개 자치구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서 어떤 자치구의 어떤 항목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어떤 자치구의 어떤 항목이 좀 더 관심이 필요한지를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인덱스는 가을 스프린트 이후에도 보완해서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웹사이트에는 위와 같은 데이터 시각화 자료뿐만 아니라 코로나의 확산에 따른 급식 중단의 시계열 표와 저소득 어르신 무료급식 담당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급식 현황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희님께서 흥미롭게 본 부분은 대체식에 대한 어르신들의 다양한 반응이라고 합니다.

프로젝트를 지켜보면서 아무래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보다는 레토르트 중심으로 제공되는 대체식에 어르신들의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요, 수령하기 간편하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 분들도 있었고 비슷비슷한 식사 말고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어 식당이 더 좋다고 한 이들 등 반반의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시설 담당자들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대체식 지급 기간으로 인해 영향 불균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로 식당이 음식 제공을 넘어서서 어르신들의 사회안전망이자 커뮤니티로서 기능해왔는데 이것이 작동하지 못함으로써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 기능 약화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WAF는 계속됩니다

WAF 웹사이트에서는 모든 데이터셋을 공개하고 있으며, 데이터셋과 시각화 자료는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과 제안도 가능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급식소가 문을 닫으면 우리 이웃들은 어디서 식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는 주요 관찰 대상이었던 저소득 어르신들이 코로나 중에는 대체식을 지원받는 등 급식이 다른 형태로나마 지속되었다는 걸 파악하면서 잠깐 방향을 재점검하는 과정을 갖기도 했습니다.

가령 인구, 예산, 시설 데이터로 코로나 19 전후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지금 당장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 19가 저소득 어르신 무료급식에 미친 영향은 관계자들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글로 보여주는 방식 등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지요. 데이터 수집에 집중했던 가을 스프린트 초반과 달리 이후에는 데이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이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은 결과물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것이지요.

“공익데이터 실험실이라는 이름처럼 굉장히 탐구적인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회문제나 현상에 관심이 있고 이것을 데이터를 통해 알고자 했던 시민으로서, 어떤 과정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데이터 수집이나 시각화 기술도 배울 수 있었어요. 아쉬웠던 건 데이터 수집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는 점인데, 이건 피할 수 없던 과정이었던 것 같고 데이터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했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감사한 기회였고 앞으로도 비슷한 작업을 해보고 싶은데,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가을 스프린트에서 배운 것을 활용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근희님은 데이터 수집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동안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공공데이터를 어떤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누구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데이터”) 을 다루는 것이 의미 있었다고 합니다.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되고 있는 2020년의 겨울, 우리의 이웃들이 따뜻한 끼니를 챙길 수 있도록 한 번 더 주위를 돌아보며, 공공데이터의 바다도 들여다보며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보면 어떨까요? 누구에게나 열린 데이터는 당신을 만남으로써 누군가를 위한 데이터 즉 ‘공익 데이터’가 될 테니까요.


쓰레기를 따라 걷는 여행, 그 막다른 종착역

최지 님의 “내가 버린 쓰레기 어디로 가나” 프로젝트는 마지막 단계에서 크나큰 반전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쓰레기와 관련한 수많은 공공데이터들이 있었지만 상당수가 모래성과 같아서 무너지기 쉬운 것들이었습니다.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 즉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어떤 업체에 의해 수거되고 어디로 집적되며 어떻게 처리되는지 데이터를 통해 시각화해보고 싶다는 목표는 명쾌하고 시의성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뒤늦게야 수집한 데이터들이 가진 문제들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지 님의 이러한 시행착오의 경험 자체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은 해당 분야에 대한 배경과 맥락에 대한 충분한 지식 속에서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쓰레기와 관련한 데이터들이 수집되고 가공되는 맥락을 알고 있었다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다르게 설정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충분한 지식을 프로젝트 이전에 습득할 수 없더라도,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서면서 연구의 제약조건들을 꼼꼼히 따지며 목표와 방향성을 실현가능한 것으로 수정해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데이터 셋

더 중요한 것은 최지 님의 프로젝트의 궤적 자체가 데이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에 대한 피상적인 상식과는 달리, 데이터는 현실을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을 거쳐 다루기 쉽게 만들어진 현실의 조각입니다. 최지 님이 봉착했던 문제 역시, 쓰레기와 관련된 데이터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지만 raw data 수집의 수준에서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raw data 수준에서의 문제는 데이터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최지 님이 이를 뒤늦게서야 알게 된 것도, 그만큼 특정한 데이터가 지닌 한계를 파악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이는 결국 데이터 그 자체를 맹신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데이터를 적절하게 읽어내고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한 훈련, 즉 ‘데이터 리터러시’에 대한 시민교육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최지 님 역시 프로젝트를 통해서 “데이터를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눈을 기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최지 님의 시행착오는 다음번 항해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최지 님 스스로가 막다른 골목에서 낙담하기보다는, 다른 여행자들이 같은 골목을 마주치지 않도록 프로젝트의 과정을 기록해 보고서를 만들고자 합니다. <공익데이터 실험실>의 다른 팀과는 달리 최지 님은 개인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많은 것들을 혼자서 감당해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2달여간의 프로젝트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최지 님의 프로젝트는 시의성이 강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주제입니다.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쓰레기와 관련한 디테일하고 중요한 지식들, 쓰레기 배출과 연결된 다양한 사회 문제들 등,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공부하고 연구했던 것들을 잘 정리해 만든 보고서는 분명 비슷한 주제에 도전하는 다음번 여행자들의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최지 님의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크롤&스티치

셰도우핀즈는 시민들과 함께 스토킹 처벌법 입법을 독려하는 웹사이트와 스토킹 기사들을 크롤링하고 분류한 데이터셋을 공개하며, 21년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한 스토킹 처벌법을 건물의 건축과 무너짐 등으로 표현한 캠페인 영상과 함께 가을 스프린트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앞의 소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보다 강화된 스토킹 처벌법의 제정입니다. 이를 위해 캠페인 웹사이트와 크롤링을 통해 데이터셋을 만들었습니다.

click 👉크롤&스티치 데이터 공개

“데이터 공개 텍스트 문서로, 스토킹 처벌법을 주제로 입법자 타깃으로 모은 것이기도 하고, 언론에서 스토킹을 다루는 모습을 모은 것 두 방향으로 진행했어요. 관련 기사를 긁어모았다는 의미에서 크롤(crawl), 페미니즘이 맥락적 지식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스토킹 기사에서 맥락을 만들고 연결했다는 뜻에서 스티치(stitch)라고 프로젝트 이름을 지었어요.”

현재 데이터셋은 초기 목표만큼 분석되지는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도 없는 상태에서 무척 많은 양의 기사를 일일이 보며 맥락화를 해야 하므로 충분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좀 더 제대로 된 연구 형태로 분석을 제안하고 전문적인 자료로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click 👉 스토킹 입법 독려 사이트

2020년 12월 19일 기준, 21대 국회는 1,256일 남았습니다.

이 시간 안에 스토킹 처벌법 입법을 목표로 합니다.

입법 독려 사이트는 입법자를 타깃으로, 입법을 주요 목표로 오픈했습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입법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드러내고 제대로 처벌 또는 법이 집행되지 않음으로써 문제가 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례들을 보면 스토킹 처벌법이 없는 한 이를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21년간, 지난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던 발의 연혁을 보여줍니다. 발의 당시 국회의원들의 발언 내용이나 발의안을 보면 발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킹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사례도 볼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은 될 것 같은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그리고 입법이 된 후에 경찰 수사 단계에서 어떤 매뉴얼을 만들 것인가도 중요해요.”

홈페이지 하단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입법가들에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계획 중입니다.

마지막 공유회에서 셰도우핀즈 팀과 협력가, 참여자분들의 질의응답을 소개하며, 향후 스토킹 처벌법 입법 독려를 좀 더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데이터양이 많고 무척 힘들게 모은 것 같은데, 이걸 잘 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발표를 들었어요. 이 캠페인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떤 고민이 있나요?

SP> 이 프로젝트를 작년 겨울부터 하고 있는데, 그때부터 21년이나 계류를 했다는 걸 알고 다들 놀라는 반응이에요. 저희가 모은 데이터셋을 유의미하게 보는 이들도 있어요. 언론 인터뷰 등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입법 촉구를 하는 게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기인 것 같아요. 멤버들 컨디션을 보면 좀 더 여유롭게 하고 싶지만, 시기란 게 있다 보니 관심과 수요가 있을 때 터트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데이터셋 분석 연구용역을 생각한 건 전문적으로 (분석해서) 기여를 하고, 우리가 (직접) 하는 것에는 선을 좀 긋고 싶은 게 있어요. 내년 2~3월경 휴식기를 계획 중인데, 그 전에 기획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입법 촉구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고 싶어요.

질문>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SP> 저희가 데이터 전문가도 아니고 법을 잘 알지도 못하는 활동가, 디자이너인데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의 협업 체계를 통해 정돈된 아웃풋을 내기 위해 체계화된 부분이 있어요. 작업하면서 데이터가 중요한 걸 알게 되었고, 이걸 잘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장대한 뭔가를 생각하고 있어서 어떻게 마무리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가을 스프린트를 통해) 방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배운 방법들도 계속 쓰게 될 것 같아요. 엑셀 시트 정리하는 법도 이번에 다시 배웠어요.

2019년 겨울을 지나 2020년 겨울까지 셰도우핀즈의 크롤&스티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년에 이들이 잠시 일상으로 복귀를 한다고 해도 스토킹 처벌법이 제정되고, 데이터 셋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통계 생산이 이루어지고, 우리 사회의 스토킹에 대한 인식이 바뀔 때까지 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스토킹 처벌법이 더는 계류와 폐기가 아니라 제정이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마디씩 거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스토킹 처벌법 입법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글 | 콘텐츠 매니저 조현진, 최성용
편집 | 빠띠 공익데이터팀, 콘텐츠 매니저 조현진, 최성용
디자인 | 콘텐츠 디자이너 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