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획자들의 커뮤니티를 만든다면?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기획자들에 대한 지원은 왜 없을까?
"내가 하는 '기획' 일,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까?"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들이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는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를 매개하고, 지역에서 시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인데요. 많은 청년들이 이러한 '기획자'라는 역할로 자신의 일-경험을 시작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자신의 경력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기획자들은 기존의 지원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사회적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지요.
청년기획자플랫폼 11111은 이러한 문제의 당사자들인 청년 기획자들이 모여 함께 성장, 연대, 협업을 도모하며 직접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만든 커뮤니티 플랫폼입니다. '남 일 말고 내 일 하자'라는 유쾌한 슬로건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서 빠띠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커뮤니티 오거나이저들과 함께 커뮤니티의 주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인 당사자들의 커뮤니티 11111. 빠띠가 11111과 함께 한 경험과 배움을 공유합니다.
빠띠 카누를 통한 커뮤니티 세팅
청년기획자 플랫폼 11111은 빠띠 카누를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커뮤니티 플랫폼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처음 가입한 사람들의 사용자경험이었는데요. 빠띠는 커뮤니티의 첫 화면에서 커뮤니티의 가장 중요한 정보와 필수적인 체크리스트를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새로 가입한 멤버들이 커뮤니티를 이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해야하는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채널과 카테고리를 구성해보았습니다. 커뮤니티의 특징적 요소를 살릴 수 있는 채널과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했는데요. 기획자들이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있는 '#작업 알리기',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획자 살롱'과 같은 채널을 만들어서 기획자들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핸드북을 통해 커뮤니티의 운영방식을 공개했습니다. 커뮤니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투명하게 공유된다면 멤버들은 공간에 대해서 신뢰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죠. 또한 커뮤니티 핸드북은 공동편집문서(위키)로 만들어서 다른 멤버들도 언제든지 수정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수의 운영진이 아닌, 모두가 함께 운영에 기여하는 커뮤니티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려 했습니다.
우리 이야기를 시작하는 공론장 '기획자 살롱'
이렇게 만든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로 동시대 청년 기획자들의 이슈를 이야기하는 공론장 '기획자 살롱' 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2020년 내내 지속된 코로나19 때문에 커뮤니티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진행했는데요.
단순히 화상회의 도구로 실시간 대화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살롱을 진행하였였고, 살롱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커뮤니티에 남은 기록을 보며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획자 커뮤니티', '기획자와 팬데믹' 등 다양한 주제의 살롱이 진행되었는데요. 실제로 '내가 일하면서 경험한 공공재는?'이란 주제의 살롱에서는 39개의 댓글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여섯번의 살롱을 실험한 후, 오거나이저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의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살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살롱 가이드' 를 만들어서 공유했습니다. 가이드는 온라인 공간에서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의 부담을 낮춰 주었고, 그후로 많은 멤버들의 다양한 주제의 살롱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가이드는 공동작업문서(위키)로 만들들어서 이후에도 새로운 살롱 방식이 만들어질 때마다 계속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공개적인 기여와 협력 '커뮤니티 기여전'
다음 프로젝트로 커뮤니티 안에서 청년기획자들의 성장, 협업, 연대를 위한 실험을 만드는 개방형 커뮤니티 공모 '커뮤니티 기여전' 을 진행했습니다.
'커뮤니티 기여전'은 일반적인 아이디어 공모전이나 지원사업과 달리 전 과정을 커뮤니티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갔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기준으로 제안을 평가할 것인지 심사기준을 함께 모으고 토론하여 결정하였고, 제출된 모든 프로젝트 제안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피드백을 남기고 대화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모전의 참여자들이 경쟁보다는 기여와 협력을 경험할 수 있게 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아 기획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진행된 커뮤니티 기여전의 최종 결과로 '기획자를 위한 안전장치 만들기 스터디', '기획자 힐링프로젝트', '복합문화공간 랜선 투어' 등 9개의 프로젝트가 결정되었습니다. 각 프로젝트는 제안자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멤버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실험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일궈낸 결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커뮤니티 기여전은 커뮤니티를 위한 다양한 실험 프로젝트를 남김과 동시에 커뮤니티 멤버들이 크고 작은 기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성장,연대,헙업을 위한 커뮤니티 만들기🤝
2020년 빠띠는 11111과 함께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고, 커뮤니티의 온라인 공론장, 개방형 공모 등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빠띠는 무엇보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당사자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청년기획자 플랫폼 11111이 성장, 협업, 연대에 목마른 청년 기획자들의 든든한 커뮤니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글: 워킹그룹팀 wg@parti.co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