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띠는 사회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시민 주도 캠페인' 활동을 진행해왔다. 특히 시민 누구나 캠페인을 쉽게 배우고 시작할 수 있도록 캠페이너 인생게임이란 워크숍과 진행방식을 담은 오픈소스 툴킷을 개발하여 공유했다.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시민이 직접 캠페이너가 되어 캠페인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이론 강의나 기획 워크숍이 아니다. 말 그대로 캠페이너의 인생을 살아보는 게임이다. 게임의 플레이어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자를 모으고, 의사결정권자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등 짧은 시간에 캠페인 전 과정을 실행하면서 캠페이너에게 필요한 기술과 태도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팀원들과 직접 만든 하나의 캠페인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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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줄곧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프라인으로 워크숍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인생게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실험을 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2021년 8월 재단법인 환경재단 에코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한 온라인 캠페이너 인생게임을 소개한다. 특히, 어떻게 캠페인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하면서도 참여자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온라인에서 차분하게 이야기 시작하기
온라인으로 진행된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참여자들의 자율적인 작업과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를 위해 참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게 될 경우, 참여자들이 너무 많은 도구로 인한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빠띠는 이런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빠띠 타운홀'을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배치했다.
빠띠 타운홀은 실시간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총회, 공론장, 회의, 컨퍼런스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타운홀에서는 제안, 응원, 투표, 점수투표, 배틀 등의 기능을 통해 참가자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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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이너 인생게임에서는 타운홀을 워크숍의 전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현황판 역할로 활용했다. 또한 체크인, 질의응답, 회고, 응원하기, 투표와 피드백 나누기 등 전체가 다같이 소통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참여자 개인 또는 팀이 자유롭게 활동(작업)을 진행하되, 다같이 모여서 공유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중심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타운홀을 참여의 중심 채널로 활용함으로써 각자의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확인하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도구에 기반한 자율적인 온라인 협업
이어서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기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3~5명씩 다섯 개의 팀을 이루어 캠페인 기획 템플릿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빠띠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환경문제를 몇 개 추려 각 팀에게 제시했고, 각 팀은 ‘육식 줄이기’,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문제 해결’, ‘배달음식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줄이기’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캠페인 기획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각 팀이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빠띠나 환경재단의 진행자가 퍼실리테이터로 각 팀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팀은 캠페인 예시를 참고하여 캠페인 템플릿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기획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은 구글 프리젠테이션과 줌 소회의실 기능을 활용하여 진행했는데, 서로 다른 팀의 템플릿에 내용이 채워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참고할 수 있어서 따로 진행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가 있었다.
캠페이너 인생게임PPT, 캠페인 템플릿 자세히 살펴보기
기획을 넘어 공개하기 - 캠페인즈로 디지털 캠페인 만들기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은 공동으로 만든 캠페인을 빠띠 캠페인즈 플랫폼(이하 캠페인즈)를 통해 공개했다. 이 과정 또한 줌 소회의실에서 팀별로 역할을 나눠 진행되었다. 누구는 캠페인 이미지를 만들었고, 다른 사람은 캠페인 참여를 요청하는 글을 다듬었다. 어떤 참여자는 이미지와 글을 취합해 캠페인즈에 업로드 했다.
일반적으로 캠페인 기획 워크숍에서는 기획한 캠페인을 발표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진다. 오프라인에서 진행한 캠페이너 인생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온라인 인생게임에서는 실제 캠페인과 다름없이 작동하는 디지털 캠페인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별한 점이었다. 말과 글로만 기획하는 것을 넘어,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완성된 결과물을 만든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해 한 참여자는 ‘가상의 주제로 만들어진 캠페인이긴 하지만, 실제로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캠페인을 만들 수 있었다’며, ‘나중에 직접 캠페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하기도 했다.
더 많은 참여자 중심의 워크숍을 기대하며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기존 시민참여 활동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전환된 온라인 환경에서 온라인 참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들도 많다. 특히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과 진행, 화상회의 도구에 대한 부담과 피로감 등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빠띠 역시 코로나 이후 많은 활동을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하며, 어떻게 하면 보다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장을 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험해 오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인 ‘캠페이너 인생게임'을 참여자 중심의 온라인 캠페이너 인생게임으로 전환해서 진행한 것도 이런 실험의 과정이었다. 온라인이기에 드러난 장점도 있었다. 참여자들이 언제나 의견을 낼 수 있고, 보다 자율적인 협업이 가능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디지털 캠페인을 만들고 공개할 수도 있었다. 오프라인에서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들거나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을 하기 어려웠던 한계는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도 캠페이너 인생게임과 같은 참여적인 워크숍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 시기에 온라인 협업과 기술 및 플랫폼을 활용하는 작은 실험들은 계속되어야 한다. 특히나 더욱 다양해져가는 사회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시민들과 함께 작지만 다양한 캠페인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빠띠는 앞으로도 생활과 소통의 방식의 디지털 전환, 여러 시민 주체들과 함께 하는 참여자 중심의 워크숍 등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더 많은 다양한 곳에서 참여자 중심의 캠페인 워크숍을 시도한 실험들과 사례들이 공유되길 바란다.
워크숍 진행 주변환경을 잘 체크하자
- 오프라인에 진행팀이 모여 워크숍을 진행 할 경우, 오프라인 장소의 여러 환경들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 특히, 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진행팀이 각자 노트북으로 줌에 접속하면 무선 인터넷이 느려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미리 랜선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 속도를 측정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또한, 행사장에 소음이 있진 않은지도 점검해야 한다.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소음들이 참여자들에게 전달된다.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면 오프라인 행사가 아니고서는, 각자의 장소(집이나 회의실)에서 개인들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서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큐시트를 촘촘하게 만들고 연습하자
-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다고 해서 큐시트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워크숍처럼 큐시트를 촘촘하게 짜야하며, 시간체크와 총괄, 비상상황 대처에 따른 역할배분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화면공유 방법, 줌에서 참여자 대기실 관리, 줌 소그룹 나누기, BGM 틀기 등의 작지만 놓치기 쉬운 촘촘한 일들을 고려해봐야 한다.
참여자들이 마이크를 켜고 말하는 시간을 배치하자
- 발표와 피드백 시간을 짧게라도 배치하는 것이 좋다. 행사 시간이 짧다고 참여자들이 말하는 시간을 줄인다면 (채팅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 간접적인 참여와 소통만 계속되면) 참여자들이 수동적인 참여만 계속되고, 워크숍의 분위기가 쳐질 수도 있다. 따라서, 마이크를 켜고 참가자들이 구두로 소통하는 시간을 짧게라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 더불어, 이런 온라인 워크숍에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을 적절히 배분하여 사용하면, 워크숍진행에 축제나 행사의 액티브한 분위기를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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