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가는 시민에게 필요한 의식과 역량은 무엇일까요?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과 빠띠가 함께 한 ‘디지털 시민의식’ 강의를 공유합니다.
- 1편 : 디지털 시대, 시민들에게 필요한 민주주의 역량
- 2편 :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힘, 시민주도 공론장
- 3편 : 함께 모이고 행동하는 법
- 4편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공간, 시민 협력 플랫폼
- 5편 : 시민과 만들어가는 데이터 민주주의(현재)
디지털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데이터 역량
공익데이터 활동은 시민이 데이터를 사회 변화의 도구로 활용하는 활동입니다. 데이터는 우리의 일상 속 어디에서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추천 목록을 보고, 쇼핑을 하려고 검색을 할 때 배너에 과거에 검색했던 상품이 뜨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 다 데이터죠. 우리가 쓰는 앱,웹 서비스는 모두 우리들의 데이터로 이루어집니다. 내가 클릭하고 누르는 것들이 다 데이터가 됩니다.
누군가 일할 때 ‘데이터 가져와, 데이터 찾아보자’ 하는 말을 많이 씁니다. 데이터란 무엇일까요? 데이터라는 단어는 많이 쓰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데이터란 어떤 자료들이 뭉쳐 있는 형태입니다. 자료들의 의미가 아닌, 자료가 나타내는 객관적인 사실이 중요하죠. 이제부터 데이터는 자료라고 쉽게 생각해보죠. 자료인 데이터로 의사결정도 하고 정책도 만들고 디지털 기술도 만듭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데이터의 맥락, 의미, 통찰력이 포함되어야 정보, 지식,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맥락, 의미, 통찰력은 사람이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디지털 기술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군가의 의도와 의미를 넣어서 만들어집니다. 거대한 해킹이라는 다큐에서 ‘누군가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을 했어요. 그렇기에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공익 데이터의 중요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서 나를 표현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복잡하고 잘 모르겠다는 느낌도 듭니다. 심지어는 요즘 루머와 허위 조작 가짜 뉴스가 만연하고, 혐오와 인신 공격이 강해졌어요. 또한 개인정보 침해가 걱정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됩니다. 내가 쓰고 있는 앱과 웹의 알고리즘을 모른 채 조종당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 모든 것들이 데이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데이터가 불투명하게 공유되고, 소수의 사람들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시민 기술 주권 공공재로서 공익 데이터가 필요해지고 있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시민으로서 공익 데이터 역량은 필수입니다.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읽고, 데이터를 찾고 쓸모 있게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이 필요해집니다. 흔히 데이터를 전문가만 다루는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우리들 역시 충분히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익데이터는 모두에게 공개되고, 누구나 쉽게 기여할 수 있는 공공재이기에 우리들도 이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됩니다.
흔히 공익 데이터는 공공 데이터와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익 데이터는 소유자가 공공인지 민간인지에 따라 구분되기보다는, 공익을 위해 활용되는 목적의 오픈소스 데이터인지에 따라 구분합니다.
시빅해커들이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공익 데이터 활동
공익 데이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활동이 바로 데이터 액티비즘 공익 데이터 활동입니다. 코로나 19 마스크 앱, 웹 사례를 통해 공익 데이터와 데이터 액티비즘 사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코로나 19 정보를 찾기 위해 ‘코로나 19 앱,웹’을 보신 적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19 앱,웹에서의 데이터는 시빅해커(시민 개발자)들이 수입해 사람들에게 제공했습니다.
당시 코로나19 데이터는 정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pdf로 공개해 활용할 수 없도록 만들고, 공개하는 곳마다 다른 방식을 보여주어 오히려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또한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문제도 있었죠. 코로나 19 데이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시빅해커들이 모여서 함께 코로나 19 공공데이터 공동대응 제안서를 만들어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세상에 없는 데이터를 만들어서 쓰기 좋은 형식으로 개방하는 공익 데이터 활동을 한 거죠.
또한 제안 당시 코로나 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졌어요. 그러자 시빅해커들은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개방하자고 이야기했죠. 오픈 api와 가이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마스크가 어느 약국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웹을 작업했습니다. 사람들은 웹을 통해서 편하게 마스크 재고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정부-기업-시빅해커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단 7일 만에 협업해서 만들어놓은 변화입니다. 마스크 수급의 어려움이라는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데이터로 해결한 것이죠.
누구나 관심 있는 문제에서 시작하는 데이터 활동
공익 데이터 활동은 코로나19 데이터와 마스크 앱 웹 서비스처럼 모아놓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해서 사회 문제를 발견하거나 해결합니다. 혹은 세상에 없는 데이터를 만들어서 쓰기 좋은 데이터로 가공해 공유하고 아카이빙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들도 데이터 활동을 하며 사회 곳곳에 퍼져나가고 있죠. 전문가나 기업만 데이터를 다루지 않고, 디지털 시민인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데이터를 생각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데이터 활동의 시작이 달라집니다. 내가 관심 있는 사회 문제나 이슈가 있다면 직접 공익 데이터 활동을 기획해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회 문제는 한 번에 풀리지 않기에, 공익 데이터 활동도 민주주의 실험 과정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하듯이 기여하면서 해결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 누구나 공익 데이터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작성자 I 미
편집자 I 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