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로 보는 ‘쩐의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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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7일 오전 8시, 영국 체스터

하루 아침에 낮밤이 바뀌고 지구 반대편으로 넘어오게 됐다. 어제 서울에서 클래시코(반려견)와 두부(동반자)와 눈을 떴고, 오늘 영국 체스터에서 두부, 영국 엄마, 코아(엄마의 반려견)와 아침을 맞는다. 한국 시각으로 12/17이 넘어가기 전에 대림절 달력을 채우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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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중계(?)나 뉴스 데스크에서 한해를 톺아보고(톺아보다: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핀다’) ‘10대 뉴스’를 내는데, 내 2017년도 그렇게 해봤다. 다른 여느 해처럼 올해도 재미난 일들로 가득했다.

(평점)

  • 일-삶 밸런스 ★★★★☆
  • 건강     ★★★★☆
  • ‘Me time’   ★★★☆☆
  • 2017년 총평 ★★★★★


(날짜별)

  1. 이사, 방에서 집으로 (3월 19일)
    옥탑’방’(one room)에서 살다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으로 옮겼다. 휴식-생활 공간이 마침내 분리되고 나니, 주거가 얼마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 두 명의 사람과 한 마리 강아지에게 충분한 공간이 생기니 서로에게 마음의 여유도 따라 생겼다.

  2. 클래시코 동물대표 되다. (3월 11일)
    클래시코가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3대 동물대표(2017년 3월-2019년 3월)가 됐다. 왑ㅋㅋㅋㅋㅋ 전세대출 준비도 제쳐두고 선거 운동에 미쳐있다가 까딱하면 전세대출 거절 당할 뻔 했다. 클래시코 보좌관으로서 ‘프로젝트 클래시코’라는 프로젝트형 반려견 활동을 했다.

  3. 한국-영국 엄마가 만나다. (6월 2일)
    보통의 결혼을 하면, 양가 부모님이 결혼 전에 만나지 않는가. 우리는 결혼하고 나서 양가 어머님들이 만났다. 공항에서 두 엄마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환대로 가득찬 눈물과 미소를 보는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4. 탄생절 11월, 이모되다. (11월 23일)
    11월 23일은 친언니의 사랑스러운 아이 ‘지아’가 태어난 날이다. (깨알 알림) 11월 3일은 내 생일인데 3일-23일 라임도 잘 맞는다. 내가 이모라니.. 내게 부여된 여성성 가득한 호칭(이모)과, 친언니가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게 여전히 생경하다.

  5. 이 도용된 사실을 덮어야 했다. (12월 1일)
    내가 쓴 글이 00협회 월간지에 다른 이가 쓴 글로 인쇄되어 나왔다. E-book은 수정되었고, 그의 이름이 적힌 인쇄물은 기념(?)으로 갖고 있다. 이번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전 직장과 00협회의 태도에 많이 아쉬웠다.

  6. D-1, 백수되기 하루 전(12월 15일)
    1년 8개월 20일, 살면서 가장 길게 한 곳에서 일한 기간이다. 내가 어떤 일을 재밌어/집중해/아쉬워/보람있어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백수가 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좋다ㅋㅋㅋㅋ

(기간별)

  1. 29번 필라테스 타임(2월~7월)
    2016년은 무리하는지도 모르고 무리하다 몸이 많이 상했었다. 올해는 무엇보다 건강에 우선을 두고 과로하지 않기로 했다. 일이 떠넘어 오는 위기에서 분명히 거절 의사를 밝히고 일을 쳐냈다. 어떻게 보면 건강을 ‘지켜냈다.’ 6개월 다 채우지 못했지만, 출근 전에 땀날 정도로 운동한 것도 체력 회복에 기여했다 본다.

  2. ‘Me Time’ (3월 27일-11월 20일)
    매일 5시에 일어나 출근 전에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클래시코랑 아침 산책도 하고,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일기도 썼다. 나중에 갈수록 영화를 보거나 SNS 하는데 시간을 낭비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3.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12월 16일-12월 31일)
    다이어리 맨 앞장 Bucket list에 올해 하고 싶은 것으로 ‘Christmas in Chester’라고 썼다. 신기하게 이루어졌다. 새 가족과 영국의 명절을 흠뻑 즐겨야 겠다.  

  4. 2017년도 잘 지내온 것
    나와 가족, 지인, 친구들의 2017년은 마냥 무탈하진 않았을 거다. 그래도 작년을, 올해를 앞으로 2018년을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꿋꿋이 지켜낸다는게 대단한 일이지 않나 싶다. 각자의 일상에 사랑과 웃음으로 가득하길 언제나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