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안할래요.
"'좋아요' 말고 다른 말도 해보면 어때요?."
"씽님이 잘하는 일은... 다른 사람 아이디어에 박수 쳐주고 좋아하는 것?"
첫 번째 말은 조직에서 일한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주간회고 시간에 들은 말이고, 두 번째 말은 연초에 멤버들이 내가 잘하는 일에 대해 적어준 것이다.
내가 잘하는 일이 "좋아요"라니...
언제부턴가 '좋아요'를 남발하는 사람이 되었다. 좋아요 남발자!
나는 왜 '좋아요 남발자'가 된 걸까?
1. 빠띠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공감'을 너무 누른 탓? (설마...)
2. 나 자신이 비판적인 사고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조심해서 그렇다? (그래 잘하고 있어!)
3. 바빠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종종 들킨다. 영혼없다고.)
한 가지 이유를 꼽긴 어렵고, 위의 세 가지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정말 문제일까? 내 성격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나름대로의 좋은 습관 아닐까?
하지만 얼마 전 책에서 본 어떤 구절이 마음에 자꾸 남는다.
명제 2-1
누구하고든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될 수 없다.
- 단단한 삶, p.46
개똥철학 같은 이 말을 몇 번 다시 읽어보았다. 책에선 친구에 관한 말이었지만, 일이나 관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 일에 '싫어요'부터 생각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내가 진짜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선 적절히 '싫어요'의 렌즈를 꺼내보고 싶다. 또 내가 정말 싫은 것은 '싫으니까 나한테 오지 마'라고 단호히 거절해보는 것도 해보고 싶다.
또 하나, 해보고 싶은 건 '이유'를 잘 말하는 것이다.
좋아요는 이유가 없어도 된다. 어떤 이유를 대든 상관없기도 하다. 하지만 싫다고 말할 땐 이유가 있어야 하고, 아무말이나 할 순 없다. 일에서는 데이터를 갖고 말해야 하고, 일상에서도 적어도 내 생각을 말해야 한다. (음, 이건 이번에 알게된 거네요? 나는 사실 귀찮았던 것인가!?!) 잘 들어주는 사람이 없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찍힐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은 이미 내 주변에 별로 없는 것 같다.
결론은 겁먹을 필요 없다는 것. "누구하고든 사이좋게 지내면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될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