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노동, 집안일 ‘굳이’ 안 하기

 

집안일을 한다. 내가 어지르지 않은 것도 치운다. 하기 싫다. 그런데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하기 때문에...란 생각에. 이제 내가 흔쾌히 하지 못 하는 것은 그냥 둬보려고 한다. 좀 더럽더라도!

 

(해주기 싫었지만) 반려자가 남겨놓은 설거지가 쌓여 있어 더러 해주었다. 전체적인 집안일을 그때 그때 손이 빠른 내가 했었다. 문득 설거지 하는 중에 반려자가 내 숨은 노동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좀 화가 났었다. 결국 내 감정이 폭발해 집안일을 두고 다툼이 있었다. 그렇게 펄펄 끓는 뚜껑을 열자 우리들의 감정은 집안일 말고의 이슈에서도 쉴새없이 튀어 나왔다.

 

집안일, 여성, 결혼, 페미니즘, 정신 건강, 관계를 아끼고 닦는 것, 정갈한 집을 둔다는 것 , 출산, 반려견 돌봄, 앞으로 우리의 계획.................. 등

 

처음부터 혼자 어떤걸 해야된다 생각했다면, 묵묵히 해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주변에 동료나 함께 하는 사람이 있고, 그들에 비해 나의 일이 감당할 수 없이 많다 ‘느끼며’, 비교를 ‘시작할 때’ 같은 현상(일의 양)인데도 다른 의미(상대적으로 비교해보니 내가 손해라 생각하게 됨)로 다가온다.

 

일의 양은 그대로 일거라면 묵묵히 해내며 감내하거나, 비교를 ‘멈추’어야 하는 걸까? 아니, 그렇게 하긴 싫어ㅠ 더이상 이런 식으로 해결 방법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원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아 보는 것이 방법일 수 있겠다. 그러고도 마음이 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를 위해 뭘 했답시고 반대 급부로 바라는게 있다면 더이상 선의도 진정한 파트너쉽도 아닌 것 같다.

 

함께 하는 사람을 위해
100% 바라는 것 없이
순수히
흔쾌히
하고자 하는 마음 없이
몸뚱이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자!

 

PS. 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둘은 대화와 또 대화로 서로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내다보고 갈등을 풀려하고 웃고 같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