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들썩떠들썩,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떠들어볼까요?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1)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
위기의 시대라고 합니다. 기후위기, 고령화, 불평등, 지역소멸, 일자리 등 우리 곁의 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고, 언제 우리를 위협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는 불신과 혐오가 가득하고 경제,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시민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빠띠는 이럴수록 더 많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살아남는 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들썩들썩떠들썩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축제’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노인이 되니까
첫 번째 들썩들썩떠들썩의 주제는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1)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입니다. 통계청의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고령인구(65세 이상)은 901만8000명이라고 해요(전체 인구 중 17.5%). 고령인구가 900만 명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더 큰 문제는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점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고령인구가 될 것이라고 해요.
우리 모두는 영원히 젊을 수 없고, 언젠가 노인이 됩니다. 지금 어르신들의 자리가 언젠가 우리의 자리가 되어요. 모든 세대가 힘을 합쳐 고령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지요. 이에 첫 번째 들썩들썩떠들썩에서는 고령화와 노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고 더 재미있게 들썩들썩떠들썩하기 위해
빠띠는 들썩들썩떠들썩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길 바랐습니다. 이에 프로그램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공론장으로 설계했습니다. 온라인 사전토론을 진행하여 참가하는 시민에게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는 시민에게는 댓글과 투표 등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시민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첨예한 이슈/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두 전문가의 입장을 듣고 토론/투표하는 ‘정책배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여러 사례를 듣고 공감하는 이야기에 투표하는 ‘정책마켓’ 등의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정책배틀의 주제는 고령화 이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적연금 개편’이었습니다. 고령화를 둘러싼 공적연금의 전통 쟁점은 ‘노후소득 보장 강화'와 ‘재정안정화’ 이렇게 두 입장으로 나뉘는데요. 연금개혁은 연금 자체의 미래,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서 논의가 어렵기에, 쟁점을 조금 바꿔서 ‘어떻게 하면 공적연금의 재정도 안정화시키고 노후소득 보장도 강화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또한 정책마켓에서는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인 권리, 노인 노동, 노인 공동체, 노인 보건과 의료서비스, 세대공감 등의 키워드로 활동 중인 지역과 공동체의 사례를 살펴보고 함께 이야기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① 온라인 사전토론 - “더 많은 참여로 더 나은 대안 찾아가기”
온라인 사전토론은, 시민 누구나 투표, 토론, 캠페인으로 이슈화, 공론화 할 수 있는 플랫폼 캠페인즈(https://campaigns.kr/users/dx)에서 2022년 11월 8일부터 2022년 11월 25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정책배틀과 정책마켓에서 나눌 이야기를 미리 플랫폼에 올려두고 투표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공적연금 개편 방향 의견을 묻는 정책배틀의 투표 항목으로는 A입장인 “절대 빈곤 노인 중심으로 기초연금을 선별 운영하고 ‘공적연금 통합 운영 방안'으로 개편”과 B입장인 “모든 계층 노인에게 적절한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계층별 다층연금체계 방안’으로 개편” 이렇게 두 가지 안을 제시했는데요. 온라인으로 참여하신 분들은 B안에 좀 더 많은 표를 던져주셨습니다. 다만, 두 의견 모두 공감 간다는 댓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또한 정책마켓 사례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새로 접하는 이야기가 많다며, 모두 필요한 활동 같다고 공감하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② 정책배틀 - “A입장이냐, B입장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1월 26일 행사 당일 '공적연금 개편 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정책배틀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두 전문가의 발제를 듣고 토론,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각자 지지하는 입장에 투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자는 ‘투표는 특정 의견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두가 함께 즐겁고 손쉽게 토론에 참여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하나의 장치’라는 점을 당부했습니다.
먼저, 사회자의 발제 전 참가자의 입장을 확인해보는 1차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발제와 토론 전후의 입장 변화를 살펴보고 토론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입장 안내에 따라 자신이 끌리는 입장에 투표를 했습니다. 이날 소개된 두 개의 입장은 연금 재정안정과 소득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없기에 서로 비슷해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초연금에 대한 입장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는데요. A입장은 빈곤하지 않은 노인을 점차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제외하고 이를 빈곤한 노인에게 더 지급하자는 주장, B입장은 그래도 중간계층까지는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하위계층에는 더 많이 주자는 입장이었습니다. 발제와 토론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A입장과 B입장은, 신기하게도 대등한 득표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각 입장을 주장하는 발제자들이 나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A입장으로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 연구위원이, B입장으로는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발제와 질의응답, 토론 등을 거치면서 입장이 바뀔 경우 투표를 수정할 수 있었는데요. 이 화면은 실시간으로 무대 화면에 노출되었습니다. 각 입장의 그래프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행사장은 토론의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이렇게 정보를 얻고 의견을 교환한 참가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최종 정리한 후, 최종투표를 통해 다시 한 번 공감하는 입장에 표를 던졌습니다. 양 입장이 비등하게 나왔던 1차 투표와 달리 최종투표에서는 B입장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를 보였는데요. 참가자들은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연금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③ 정책마켓 - “여러분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정책배틀에 이어 진행된 정책마켓은 ‘고령화 극복, 이렇게 해봐요’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다양한 지역과 공동체의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각 사례의 발표를 듣고 돌아가며 테이블대화를 나눈 후 공감하는 사례에 응원의 투표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참여한 단체에게 정책개발비를 수여했는데요. ‘경쟁이 아니라 서로를 응원하는 의미로 준비한 상인만큼 애정과 지지의 마음을 담아 투표에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사회자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총 5개의 단체가 정책마켓에 함께했는데요.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스스로 찾고 노인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어르신들의 공동체(노동조합)인 노년유니온, 폐지수거노인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정당한 권익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러블리페이퍼,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인생활공동체라는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는 여주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공동체가 함께 어르신의 건강을 돌보고자 출범한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과 새로 정착한 청년, 예술가가 힘을 합쳐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청춘발산협동조합 등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토론의 분위기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표’라는 장치를 사용하긴 했지만, 모두가 우선 순위를 가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사례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들썩들썩떠들썩
첫 번째 들썩들썩떠들썩이 끝났습니다. 빠띠는 참가자분들이 행사장에서 나눠주신 소중한 이야기를 정리하여 리포트로 발간할 예정입니다(2023년 1월 예정). 이를 통해 1회성 공론장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왁자지껄 이야기 나누는 건강한 대화의 장 ‘들썩들썩떠들썩’. 들썩들썩떠들썩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주제와 내용으로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민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면서 함께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는 ‘좋은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 : 공론장팀(dx@parti.coop)